“어머, 벌써 단풍이 곱게 물들었네요.”
친구들과 식사 후 소하동 생태하천을 따라 만들어진, 한내천으로 산책을 나왔다는 김영자 씨의 말입니다.
김 씨의 말처럼 가을 하늘은 더없이 맑고, 그토록 뜨거운 지난 여름날의 열정을 그대로 품은 듯 단풍잎이 짙게 물들어가고 있습니다.
풍성함이 가득한 가을엔 어디를 가도 아름다운 모습에 감탄사가 절로 나오는 것 같습니다.
노랗게 만발한 국화꽃이 그렇고 가로수에 열린 은행과 빨갛게 익어가는 산수유 열매가 그렇습니다.
공원에서 시민들은 주말을 맞아 소풍 오듯 삼삼오오 모여앉아, 미리 준비해온 도시락과 과일을 먹으며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었습니다.
가랑잎 구르는 소리와 늦은 밤 귀뚜라미 우는 소리에 마음을 여는 가을, 계절은 쉼 없이 흘러 어느덧 10월 중순으로 빠르게 넘어가고 있습니다.
떨어지는 낙엽을 보면 한 편의 시를 쓰고 싶다는 이정인 씨는 “계절을 아름답게 승화하는 시인이 되고 싶다”며 늦은 나이에도 “늘 변함없이 시인을 꿈꾸고 살아왔다”고 했습니다.
비가 온 뒤 기온이 뚝 떨어진 저녁, 이제 곧 추운 겨울이 성큼 다가오겠지만, 이 멋진 가을을 가슴으로 담아 보는 여유를 가져보는 것도 좋을 것 같은 낭만의 가을 속 하루가 저물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