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같은 겨울날씨다. 정유년의 새 해가 뜬지도 벌써 일주일이 지났다.
겨울답지 않은 포근한 날씨지만 겨울은 겨울이다. 새 해가 되면 해맞이로 마음이 들뜬다. 사람들은 해맞이 명소를 찾아 낙산사, 정동진, 갑절곳 등을 찾아 나선다. 해는 언제나 같지만 우리는 새해 뜨는 태양에 남다른 의미를 부여한다. 해맞이를 하면서 새해 소원과 다짐을 새롭게 한다. 대부분 작심삼일지만…
때늦은 해맞이를 나선다. 새해가 열린지 딱 일주일 만이다. 해가 뜨기 전에 가장 어둡고 춥다. 앙상한 신갈나무 숲을 지나 정상이 눈앞이다. 새벽에 잠을 깬 새들이 부지런을 떤다. 가냘프게 울어대는 소리는 고요한 산의 적막을 깨우는 알람이다. 새 소리를 들으면서 고려시대 문인 이규보가 여섯 살때 지었다는 시가 떠오른다.
“꽃은 늘 웃고 있어도 소리가 없고 새들은 울어도 눈물이 없다네“
새가 우짖는 소리를 옛 사람들은 왜 운다고 표현했을까? 새가 노래한다고 말해도 되는데~ 어찌됐던 여섯 살짜리의 시적 감성에 감탄할 뿐이다. 새소리에 어둠이 물러가고 관악산 자락에서 붉은해가 살짝 얼굴을 내민다. 때늦은 정유년의 해맞이다. 안개인지 스모그인지, 그 속에서 붉은 해무리는 장관이다.
2017년의 해가 밝았다. 이제 새 출발이다. 겨울이지만 포근한 날씨에 풀꽃들은 이미 봄맞이가 한창이다.언덕의 봄까치꽃이 꽃을 피우고 점도나물도 하얀꽃이 방긋 웃는다. 이른 봄에 피는 꽃들은 작지만 앙증맞게 예쁘다. 이규보의 표현처럼 봄까치꽃과 점도나물이 활짝 웃고 있지만
시끄럽지 않다. 봄이 이르지만 봄마중을 나선 꽃들을 보면서 도덕산에서 새해 희망을 담아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