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 도시사회는 속도경쟁의 시대다. 1등만이 생존하는 시대에서는 늘 직선의 스피드만 추구하게 된다. 승자의 원칙이 지배하는 광명스피드돔 경륜장에서 곡선을 만난다.
곡선은 느림의 상징이다. 스피드가 최우선인 곳에서 느림의 미학을 즐기는 것이다. 경륜의 게임이 아닌, 광명 스피드돔구장을 한바퀴 걷는 둘레길 산책이 남다른 이유다.
먼저 ‘문학산책길’에 접어든다. 길 따라 곳곳에 광명문인협회에서 제공한 시 글판이 걸려있다. 스피드가 없는 산책길에서의 시 감상도 나름 재미가 쏠쏠하다.
여인의 입술에서
와인 냄새가 난다
여인의 입술에서
사랑이 핀다.
박일소의 <와인색 목련>의 일부이다.
목련의 색을 와인과 여인의 사랑으로 표현한 시어가 멋스럽다.
삼길포에서
벚꽃길을 따라
산길을 오르면
꽃보라 벚꽃 휘날린다
서해바다 푸른
나는 크레오파트라.
이선자의 <삼길포 꽃길>을 감상하며 걷다 보니 환상적인 숲길이 펼쳐진다. 목감천 옆을 따라 꽃과 열매가 풍성한 길을 열어 놓는다. 말채나무는 꽃과 열매가 함께하고 꽃사과는 7월의 햇살에 빨갛게 물들어 간다. 호젓한 산책코스다.
능소화가 한들거리는 스피드돔 광장에 들어서면 해맑은 아이들 웃음소리가 가득하다. 아이들은 웃어도 예쁘고, 웃지 않아도 예쁘다. 야외 숲속도서관에서 그림을 그리며 북바캉스를 즐기는 아이들과 부모들의 행복이 보인다.
바로 옆에는 텐트촌이다. 텐트는 나무밑에 있는 그늘막이다. 그 곳 작은 풀장에 아이들이 물놀이를 즐긴다. 물놀이는 아이들에게 최고의 여름 선물이다. 자전거를 타고 워터바이크 삼매경에 빠진 아이들에게 스피드는 없다.
압권은 워터슬라이드, 길이 80m의 2개라인을 운영하는데 아이들보다 어른들이 신난듯 싶다. 워터파크는 8월 27일까지 토,일요일 무료로 운영한다.
워터파크에서 여름 무더위도 날리고 둘레길 ‘느림의 미학’을 즐긴다면 금상첨화다.